(닷 워치 사용기 1) 나의 꿈, 문광만

때로는 진솔한 이야기로, 때로는 날카로운 피드백으로 저희가 더 좋은 워치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베타테스터 분들께 Dot팀을 대신해서 이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정성스럽게 닷워치의 사용 수기를 써주셨답니다. 닷워치 사용기 그 첫번째 이야기, 문광만님의 ‘꿈’ 을 함께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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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포도막염으로 실명을 했습니다. 앞이 보일 때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실명 후에 한동안 재활의 길을 찾지 못하다가 2009년 점자를 통해서 다시 재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시각장애인이 되니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제품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각장애인용 음성 시계, 시각장애인용 음성 핸드폰, 점자 단말기.. 실명하고 시간을 알 수 없었던 암흑기를 생각하면 음성으로 시간을 알려 주는 시계 조차도 신기하게만 느껴집니다. 언제 어디서나 버튼만 누르면 시간을 알려 주는 음성 손목시계가 참 고맙다고 생각했습니다.

재활을 통해 다시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컴퓨터 강사와 점자 강사를 했고, 후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복지사로도 일했씁니다. 비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니 음성이라는 부분이 시각장애인에게는 분명 유용하고 편리하지만 비장애인들에게는 소음으로 들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점자로 시계가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점자단말기로 시간을 알 수 있지만 3kg 가까이 되는 그 무거운 녀석을 일일이 들고 다닐 수도 없고, 언제 어디서나 시각장애인도 조용히 시간을 알 수 있었으면 하는 욕구가 점점 강해졌습니다. 시각장애인용 점자 시계도 있지만 역시 시간을 정확히 알기보다는 감으로 시간을 짐작하는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분과 초까지 정확히 읽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실 이런 생각은 저뿐 아니라 많은 시각장애인의 바램이기도 했습니다.

2015년, 닷 워치에서 점자 스마트 워치를 개발한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여기저기서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기대했고, 지금가지도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시간을 점자로 정확히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고, 빨리 점자 스마트 워치가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2017년 3월, 드디어 점자 스마트 워치 베타테스터로 선정되면서 꿈에 그리던 점자 스마트 워치를 만져보았고, 2주 동안 손목에 찰 수 있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꿈으로만 그려왔던 제품이 막상 제 손에 들어오니 무척이나 흥분됬고,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워치 사용법을 익히고, 드디어 스마트폰과 점자 스마트 워치를 페어링 시키고 버튼을 눌러 시간을 보던 첫 순간에는 희열감마저 느껴졌습니다. 앞이 안 보이는 나에게도 언제 어디서나 시간을 정확히 있다는 사실은 마치 하나의 장애를 극복한것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 동안의 제품을 보면, 음성 시계를 제외하고는 시계로서의 정확성은 없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분침으로 3분인가 4분인가를 짐작으로 생각을 하기에 이렇게 점자로 분과 초까지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였습니다. 점자 스마트 워치를 이용하면서 시각장애인으로서 겪었던 불편한 점들이 조금씩 없어졌습니다. 시간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것은 기본이고, 전화가 오면 스마트폰을 열지 않아도 시계에서 버튼만 누르면 읽을 수 있으니 시각장애인의 수고를 많이 덜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안마사는 시각장애인 분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고 있는 직업입니다. 이렇게 안마사로 일하시는 분들에게도 닷워치는 아주 유용한 제품이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음성 시계나 점자 시계로 시간을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음성 시계는 소리가 나기 때문에 손님에게 방해가 될 수도 있었고, 점자 시계는 손목에 차고 안마를 하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점자 스마트 워치는 착용감도 안마를 하기에 충분하고 타이머와 스톱워치 기능을 이용하면 내가 얼마나 안마를 했나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에 무척이나 편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안 보여서 할 수 없었던 부분들이 이렇게 장애인을 위한 제품이 탄생하게 되면서 불편한 부분이 어느 정도라도 해소가 되었습니다. 전에는 상상으로만 그리던 제품들…. 그리고 그 중에 하나인 점자 스마트 워치는 앞으로 시각장애인의 생활에 많은 변화를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도 피해 주지 않고 조용히 시간을 있고 전화가 와도 점자로 누군지 확인하고 메시지까지 읽을 있으니 하나의 작은 혁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요즘은 시계에 자주 손이 갑니다. 점자로 시간을 만져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재미라기보다는 그동안 정확한 시간을 보고 싶어 했던 바램이 이뤄지면서 감동을 한 번이라도 더 느껴보려고 하는것 같습니다.

장애인이 되면서 많은 부분 불편해 지고 느려졌습니다. 보일 때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시력을 잃으며 무척이나 불편한 일들이 많습니다. 시간 하나 보는 일은 비장애인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들에게는 큰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 사람의 시각장애인으로서 이번에 점자 스마트 워치를 개발해 주신 닷 워치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나의 불편이 아닌 시각장애인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이 시작되었다는 의미에서부터 존경스러움 마저 듭니다. 점자 스마트 워치를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소리 없이도 메세지를 조용히 읽습니다.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현실 속에서 이루어지는 무한한 감동에 요즘은 빠져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 만져보는 제품이라 다소 불편하고, 닷 워치 역시도 아직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들도 있습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 더 좋은 제품으로 완성될 것이고 우리 시각장애인들에게 더 유용한 제품이 되리라 굳게 믿습니다. 지금도 시계 버튼을 한 번 눌러 봅니다. 17시 55분이라고 점자로 똑똑하게 알려 주는 점자 스마트 워치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직원들이 저에게 말합니다. “센터장님 퇴근하셔야지요?” 제가 답합니다.

“아직 4분 남았습니다.”

점자 스마트 워치 덕분에 자신 있게 시간을 말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 무척이나 행복합니다……

닷워치를 읽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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